회원토론장

제목쓰레기장 된 금강, 수백 년 된 느티나무마저...
작성자대전환경연합조회수1날짜2013/07/05
첨부파일 1413527887_QaPaC0.jpg
1413527887_Kecogx.jpg

쓰레기장 된 금강, 수백 년 된 느티나무마저…
[모니터링] 둔치에 쌓아둔 쓰레기… 나무들은 대부분 고사

기상청에선 장마가 시작됐다고 했지만, 뜨거운 태양이 작열했던 하루, 금강정비사업 현장을 찾았다. 백제보, 공주보, 세종보를 차례로 돌아본 이날 모니터링에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과 활동가 6명이 함께 했다.

이날 백제보에서 모니터링을 맞이한 건 쓰레기였다. 최근 비가 와 유속이 빨라지면서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가 백제보에 걸린 것이다. 쓰레기가 걸릴 때 꺼낼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소수력 발전소엔 이미 한 차 분량의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에서 운행하는 배가 방지막에 걸린 쓰레기를 소수력발전소 쪽으로 유도하고, 소수력발전소에 걸린 쓰레기를 커다란 집게가 걸러내고 있었다.

이렇게 모은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다시 백제보 약 1km 상류에 있는 우안둔치 임시 적치장에 쌓이게 된다. 큰 비가 오면 다시 쓰레기가 백제보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임시 적치장이 있는 것이다. 모은 쓰레기를 매립장으로 보내야 함에도, 하천에 임시로 보관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 큰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큰 비라도 온다면 쓰레기 적치장에 쌓아둔 쓰레기는 그대로 금강으로 다시 흘러 들어갈 것이다.

백제보 전시관에는 공주보에서 발견된 수달 사진이 전시돼 있었는데, 쓰레기를 보고 나니 내 낯이 다 뜨거워졌다. 생태계가 망가지고 있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우연히 관찰된 수달을 앞세워 홍보를 하는 것이 무척 어이없었기 때문이다. 수달이 발견됐다는 백제보의 수질은 육안으로 봤을 때 무척 탁해 보였다. 곧 백제보에 찾아올 폭염을 생각하니, 녹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8월 내 눈으로 목격한 심각한 녹조를 올해도 보게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길 바랄 수밖에 없었다.

금강에는 약 500억 원을 들여 조경을 진행했다. 금강 8경을 조성하겠다는 목적 하에 조경계획이 세워졌고, 수많은 나무가 식재되었다. 물론 사업 시행 전부터 둔치에 심어질 나무가 하천에 적합하지 않은 수종이란 문제가 제기됐다. 이런 우려를 묵살할 채 심은 나무들은 지금 곳곳에서 고사하고 있다.

1년 이상 모니터링한 결과, 절반 정도가 죽었을 것으로 추정해도 과하지 않다. 실제 하황지구에 심어진 배롱나무는 90% 이상 고사했다. 나무들이 고사했다고 알려진 게 꼭 한 달 전이었는데, 알려진 지 한 달 만에 다시 나무가 식재돼 있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다시 식재되지 않았을 나무였다.

고사 직전 나무의 절반을 잘라낸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식재된 나무를 자르는 경우는 없지만, 잘라서 생명을 유지할 경우 30% 정도는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아무튼 둔치에 식재된 나무는 상당수가 죽어가거나 죽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나무 식재 비용엔 시민들의 세금이 사용된 것이기에, 정부를 비판할 수밖에 없다. 녹색잎을 쭉 내밀어야 할 나무들은 꽃과 입은 피우지도 못한 채 죽어가고 있는 곳이 금강이었다. 둔치에는 토사가 유실된 곳도 있었다.

백제보를 떠나 공주보에서는 녹조 제거 시설을 볼 수 있었다. 녹조의 원인인 공주보는 그대로 두고, 기술적으로 다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녹조제거시설 5개를 운영하기 위해 34억 원이 투입되었다.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또 투입하겠다는 것인지…. 원인은 방치한 채 기술적으로만 해결하려는 환경부의 정책에 다시 한 번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주보에서는 오래 머물지 못하고 세종보로 향했다. 세종보에는 잠수부들이 사용했던 뗏목이 작업이 끝났다는 것을 상징하듯이 뭍에 올라와 있었다. 유압실린더 계통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작업에 투입되어야만 하는 뗏목인 것이다. 세종보 역시 소수력 발전소에 걸린 쓰레기들이 적치하는 곳에 가득 차 있었다.

세종보 상류에 위치한 합강리는 전국적으로도 알아주는 생태계 보고다. 금강정비사업이 진행되었지만 상당 부분 보전해 놓은 곳으로, 정비사업 이전보다 훼손되었지만 아직까지 훌륭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합강리를 터주대감 처럼 지켜오던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죽어가고 있었다. 표층에 쌓은 시멘트도로와 벽돌 때문일 것 같았다. 쉬기 위해 느티나무 아래 만들어 놓은 벤치는 나무가 죽어 그늘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4대강 사업 이전에 수 백 년을 견뎌왔던 느티나무였건만, 금강정비사업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합강리에 만들어 놓은 데크는 약간씩 틀어져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지만, 찾는 사람이 없었는지 거미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도시와 약 9km 떨어진 이곳에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태와 자연을 배려하지 못한 금강정비사업을 돌아보다가, 로드킬을 당한 까치살모사를 보며 답사를 마쳤다. 무서운 독기를 품어내는 그 살기를 잃어버린 까치살모사를 보며, 처음에는 살아있지 않아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금강정비사업이 아니었다면 우리를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금강에서 편하게 살고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미안했다.

하루 동안 무더위와 씨름하며 돌아본 금강에서는 사람을 만나기가 제일 어려웠다. 사람을 위해 만든 공원은 쓸쓸했고, 금강의 물은 탁했다. 부드러운 모래사장에서 낚시도 하고 물놀이도 했던, 과거 금강이 더욱 그리워지는 하루였다.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면 지난해에 발생했던 역행침식과 재퇴적 등등의 피해가 반복 될 것이기에, 돌아오는 내내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금강에 갈 때마다 매번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금강을 찾을 날을 기다리는 것이 허황된 꿈이 아니기를 바라본다.

이전글텃밭선생님 강의를 듣고….
다음글찜통 대전시청, 전력 피크 시간대 행사는 줄여주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