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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담수·보 활용이 아니라 해체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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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수 과정을 거친 대구 수돗물에서 녹조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는 낙동강이 매우 위험하다는 뜻이다. 지난달, 부경대학교 연구진이 진행한 분석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에 포함된 남조류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이다.

.낙동강의 녹조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문화방송은 대구 매곡·문산·고산정수장의 원수와 정수를 마치고 가정으로 공급되기 직전의 물을 채취해 이승준 부경대 교수(식품영양학과) 연구팀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결과 매곡정수장에서 0.281㎍/ℓ(ppb), 문산정수장에서 0.268㎍/ℓ, 고산정수장에서 0.226㎍/ℓ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관련기사 : 녹조 때문에 결국… 대구 수돗물서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논란 http://omn.kr/201e4)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권고기준에서 마이크로시스틴 허용치는 1㎍/ℓ이며, 미국 연방환경보호청(EPA) 허용치는 유아 0.3㎍/ℓ, 성인 1.6㎍/ℓ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마시거나 피부에 닿는 등 몸에 흡수되면 간과 폐, 생식기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돗물의 원수가 낙동강에서 취수한 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보로 인한 녹조 발생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4대강 보가 없었다면 강에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4대강 사업이 완공된 2012년 이후 강에서는 매년 녹조가 창궐했다. 녹조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있던 자연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4대강 이전에는 물이 고이는 극히 일부 구간에서 발생했다. 지금처럼 강 전체를 뒤덮는 녹조가 아니었다.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이후 농산물, 어패류, 수돗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 고산정수장 0.226ppb, 매곡정수장 0.281ppb, 문산정수장 0.268ppb 검출됐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소아 기준 0.3ppb에 가깝다. 상황이 이런데도 직접음용율이 낮아 괜찮다는 궤변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끓여도 잘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결국 녹조는 4대강에 세워진 보로 인해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속이 느려지면서 발생한 녹조가 농사와 식수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된 이상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방관하는 건 환경파괴·일상파괴의 위험성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국가의 역할을 스스로 방기하는 일이다.

보 활용이 정답일까
매년 여름이면 발생한 공주보 녹조
앞서 대구 수돗물의 녹조 독성물질과 관련해 환경부는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부경대 연구팀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수돗물 수질관리의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하기보다는 문제를 제기한 기관을 공격해 신뢰도를 지적한 것이다. 농산물에서 녹조독소가 검출됐을 때도 비슷한 대응이 있었다. 정부 안전하다는 주장이 신뢰를 얻기 위한 정책과 증거 등을 제시해야 한다.

녹조가 줄어든 강은 없을까.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녹조가 창궐하던 강 중에 금강은 녹조가 없다. 2018년부터 수문이 개방돼 여름철 녹조걱정은 하지 않는다. 수문 개방 이후 공주보 상류에는 많은 모래톱이 만들어졌고, 물 역시 맑은 강으로 바뀌었다. 시민들은 모래톱에 찾아와 물놀이한다. 담수가 진행된 후 불가능했던 모습이다.

다만 금강하구로 막힌 구간에서는 아직도 녹조가 발생한다.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세종보 해체, 공주보부분해체 백제보 상시개방으로 결정한 이유에 이런 녹조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보 해체는 녹조의 위험성에서 안전을 지킬 방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지키지 않으려한다. 환경부는 보 활용을 꺼내 들며 주민동의 절차 등을 언급해 물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으려 한다. 그러면서 가뭄대책이 필요하다며 6월 급작스럽게 공주보 수문을 닫아 담수를 진행했다. 실제 담수를 통한 물을 가뭄에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활용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위로 의심된다.

이후 모래톱으로 돌아왔던 금강이 약 20여 일간의 담수로 펄밭이 됐다. 펄밭에는 썩어가는 악취가 매우 심각했다. 가뭄을 대비한다는 핑계로 약 20일간 담수한 사이에 강은 썩어간 것이다.
(관련기사: 공주보 수문 닫은 결과, 이렇습니다 http://omn.kr/1zs08)

펄을 보면 담수 후 다시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담수만으로도 공주보의 수질과 생태는 매우 심각하게 변할 것이다. 수문을 다시 개방하지 않고 담수를 계속 유지했다면 공주보에도 대규모 녹조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환경부, 녹조 해결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
지난 6월 수문을 닫은 모습.

이런 강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주장이 보 활용론이다. 보를 남겨서 활용하자는 주장 자체가 녹조가 창궐하자는 강을 만들자는 것이다.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2008년 완공된 금강정비사업은 매년 녹조가 발생했다. 해가 지날수록 더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고 바닥은 펄이 됐다. 20일 만에 펄이 된 금강을 본다면 담수 자체가 수질에는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담수가 된 상태에서는 수질 유지가 불가능하다. 유속이 느려진 상황에서 펄 같은 유기물들이 쌓이면 보는 그야말로 대규모 하수가 되는 것이다. 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곳이 수문을 열지 못한 낙동강의 현재 모습이다. 결국 낙동강의 녹조 해결책 역시 수문을 열고 물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필요한 조치를 환경부는 하지 않는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 보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수문만 열어도 낙동강에 발생하고 수돗물에서 발생한 녹조의 문제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상당부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담수를 강행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안전을 최우선해야 할 정부는 수문개방과 해체를 논의하고 이행해야 한다. 녹조가 이제 강에서만이 아닌 2차 3차로 축적해 쌓여가고 있다.

낙동강의 상황을 조금만 생각해도 금강의 수문개방과 해체 결정은 너무나 당연하다. 금강보의 해체는 지금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을 반면교사로 삼아 빠르게 진행해야 할 정책이다. 지금은 담수를 논의하거나 보 활용을 이야기할 시점이 아니다.
수문이 개방된후 맑아진 물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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